피로는 신체적, 정신적, 감성적으로 지친 기분을 말하는데, 암관련 피로는 암의 발생과 함께 나타나거나 암의 치료과정 중에 생기는 ‘평상시와 다른 지속적인 피로감’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암관련 피로(CRF, cancer-related fatigue)는 만성적이고 환자의 일상적인 활동에 장애를 줄 수 있으며, 일반적인 피로는 휴식을 통해 대부분 회복되는데 반하여 암관련 피로는 휴식을 취하여도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암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암관련 피로는 암환자의 90%가 겪고 있는 증상으로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표준항암치료 과정에서 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며, 암 치료 외에도 암환자가 복용하는 여러 가지 약(진통제, 수면제,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과 여러 장기 기능의 부진, 식욕저하에 따른 영양실조 초래, 활동 부족 등이 암관련 피로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암환자의 식욕 및 체력이 약화되고 항암치료의 성공률을 저하시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암치료 끝난 이후에도 암환자의 30~75%가 피로가 지속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암환자의 피로 증상 자체를 약물로 조절하기 어려우므로 실제 병원에서는 피로클리닉 운영 등 암환자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통증, 수면장애 등 피로에 영향을 주는 개별 증상에 대한 대증요법치료에 머물고 있어 의료적 미충족수요가 매우 높은 질환입니다.
한편, 암관련 피로와 관련된 질환으로 암성 악액질(cachexia)이 있습니다. 악액질은 암 자체 또는 암 치료의 결과로 발생하는 지속적인 체중감소, 식욕부진, 근육 및 지방 손실, 피로, 빈혈 등을 초래하는 증후군으로 암환자의 10~20%가 악액질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의 악액질 치료제 대부분이 호르몬제제인 탓에 장기간 투여가 불가능해 사실상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으로 만일 암관련 피로에 효과적이고 장기 투여가 가능한 치료제가 개발되면 악액질 치료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